1851년 데이비드 조던 탄생. 뉴욕주 북부 한 사과 과수원
1859년 종의 기원 세상에 공개 (분류학자로서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은 아마도 종들이 그 본성상 변경할 수 없이 확고한 범주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다윈은 전통적으로 하나의 종으로 여겨온 생물들에게서 너무 많은 다양성을 목격했고, 그 결과 종들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확실한 경계선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서서히 지워졌다.)
1873년, 데이비드 코넬대학 졸업생, 메사추세츠 페니키스섬에서 루이아가시와 많은 것들을 경험
1880년, 미국 인구조사의 일부로 태평양 연안에 사는 어류 종들의 목록을 만드는 임무를 맡고 파견됨 + 찰리 길버트
1883년, 데이비드의 연구실 아래층 사무실에 불이 남
1885년, 수전 폐렴으로 사망,
1886-7년, 제시 나이트와 재혼
1890년 캘리포니아의 부유한 부부(릴런드 스탠퍼드, 제인 스탠퍼드) 학교의 초대 학장으로 제의
1891년 스탠퍼드대학의 초대 학장으로 취임
1900년 바버라 성홍렬에 몸저누움 -> 사망
1905년 데이비드와 대립했던 제인 스텐퍼드 사망
1906년 어느 봄날 아침, 난데없이 닥친 지진으로 그가 수집한 반짝이는 표본들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지 전까지9는.
1913년 데이비드 학장 사퇴됨
[프롤로그] 화자가 조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
17P
그런데 이 콧수염을 기른 과학자는 평생의 노고가 자기 발치에서 내장을 쏟아내는 파괴의 잔해 한가운데서 이상한 짓을 했따. 그는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그 지진이 전하는 명백한 메시지, 즉 혼돈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 질서를 세우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실패할 운명이라는 메시지에 그는 귀 기울이지 않았따. 대신 소매를 걷어붙이고 허둥지둥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세상의 하고많은 무기 중에서 바늘 하나를 찾아 들었다.
그는 엄지와 검지로 바늘을 잡고는 바늘귀에 실 한 올을 뀌더니 그 파괴의 잔해에서 그나마 정체를 알아볼 수 있는 물고기 하나를 겨냥했다. 그러고는 한 번의 유연한 동작으로 바늘을 물고기의 목살에 찔러 넣어 이름표를 꿰매 붙였다. 폐허에서 구해낼 수 있는 모든 물고기에 이 작은 동작을 반복했다.
... 이 작은 혁신은 도전적인 소망을 담고 있었다. 이제 그의 작업은 혼돈의 맹공 앞에서도 안전하게 보호받을 것이라는, 다음번 혼돈의 공격때는 그의 질서가 흔들림 없이 우뚝 서 있을 거라는 도전적인 소망.
18P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게 찾아온 혼돈에 뒤흔들리고, 내 손으로 직접 내 인생을 난파시킨 뒤 그 잔해를 다시 이어 붙여보려 시도하고 있을 때, 문득 나는 이 분류학자가 궁금해졌다. 어쩌면 그는 무언가를, 끈질김에 관한 것이든, 목적에 관한 것이든, 계속 나아가는 방법에 관한 것이든 내가 알아야 할 뭔가를 찾아낸 것인지도 몰랐다.
[1.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 ] 데이비드가 형의 죽음으로 분류학에 더 집착하게 됨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회고록 중
그는 자신의 소년기에 관해 "가을 저녁 옥수수 껍질을 벗기던 중 천체의 이름과 의미에 관해 호기심이 생겼다"-> 천체를 정복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지상으로 관심을 돌렸다. -> 지도를 만들기 시작 -> 어머니의 반대로 꽃들을 연구-> 성장할 수록 외부세계는 그에게 점점 더 가혹해짐 -> 교사로 발령받은 학교에서도 데이비드는 가혹한 일들 겪음-> 루퍼스의 죽음 이후 데이비드의 일기장은 색채들로 폭발 -> 그가 아무리 열심히 연구해도 학교에서 알아주지 않음
28p
작은 것들은 아름답지는 않아도, 단 한 종류의 큰 꽃 백 송이보다 내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31p
박탈 혹은 상실 혹은 취약성이 발생한 후 급격히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새롭게 하나를 수집할 때마다 수집가에게는 폭발적인 도취감을 주는 '무한한 힘의 환상'이 흘러 넘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는 강박적인 수집이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유일한 위험은 여느 강박과 마찬가지로 수집 습관이 신나는 일에서 파멸적인 일로 바뀌는 어떤 지점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2. 어느 섬의 선지자] 물고기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
43p
스승, 그분, 원인, 이름 붙일 수 없는 유일자, 빛 , 근원, 생명, 힘, 보이지 않는 것
그때 저 분류학자들이 잡초와 바위와 달팽이를 뚫어지게 관찰하면서 찾고 있었던 것은 그 이름 붙일 수 없는 존재, 유일자, 근원, 힘, 진리, 보이지 않는 존재--- 신이었던 것이다.
아가시: 모든 종 하나하나가 '신의 생각'이며, 그 '생각들'을 올바른 순서로 배열하는 분류학의 작업은 '창조주의 생각들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45p 어류는 인간이 자신의 저열한 충동들에 저항하지 못하면 어디까지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는지를 상기시키는 비늘 덮인 존재였다. "인간은 어류와 그를 구별해주는 도덕적, 지적 재능을 활용할 수도 있고 남용할 수도 있다. 인간은 자기가 속한 유형 중 가장 낮은 위치까지 가라앉을수도 있고, 영적인 높이로 올라갈 수도 있다.
[3. 신이 없는 막간극] 주인공의 상실, 데이비드에게 다시 관심을 갖게 됨
54p
아버지는 내게 인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 말이다.
65p
그리고 그것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내 주의를 끌었던 이유다. 결코 승리하지 못할 거라는 그 모든 경고에도 불구하고,그로 하여금 혼돈을 향해 계속 바늘을 찔러넣도록 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가 우연히 어떤 비법을, 무정한 세상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어떤 처방을 발견한게 아닐까 궁금했다. ..... 아무 약속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희망을 품는 비결, 가장 암울한 날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비결, 신앙 없이도 믿음을 갖는 비결 말이다.
[4. 꼬리를 좆다]
77p
하지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이런 재해를 겪고도 멈추기를 거부했다. 자신이 잃은 것들을 되찾기 위해 재를 털고 곧바로 다시 물이 있는 곳들을 찾아갔다. 그는 자기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가 하는 생각을 붙잡고 있지 않았다. 자신이 하려는 일, 그러니까 혼돈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질서를 만들려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았다.
89p
그러나 이런 비판과 모욕, 그의 목줄을 홱 잡아당겨 고통을 주는 악력이 있는 한편, 언제나 그것을 견디게 해주는 물고기가 주는 위안도 있었다. 데이비드는 드넓은 물의 세계가 무한한 위안을, 그 어떤 술이나 약보다 훨씬 더 나은 위안을 준다고 확신했다. 이 우주에서 아직은 미지의 한 조각에 불과한 새로운 물고기를 한 마리 한 마리 잡아나가고, 새로운 이름을 하나씩 붙일 때마다 믿을 수 없는 도취적인 감정이 몰려왔다. 혀에 닿는 그 달콤한 꿀, 전능함에 대한 환상, 그 사랑스러운 질서의 감각. 이름이란 얼마나 좋은 위안인가.
89p
데이비드는 드넓은 물의 세계가 무한한 위안을, 그 어떤 술이나 약보다 훨씬 더 나은 위안을 준다고 확신했다. 이 우 주에서 아직은 미지의 한 조각에 불과한 새로운 물고기를 한 마리 한 마리 잡아나가고, 새로운 이름을 하나씩 붙일 때마다 믿을 수 없는 도취적인 감정이 몰려왔다. 혀에 닿는 그 달콤한 꿀, 전능함 에 대한 환상, 그 사랑스러운 질서의 감각. 이름이란 얼마나 좋은 위안인가.
[5. 유리단지의 담긴 기원]
95p
분류학자들도 명명이라는 일에 다소 미신적인 태도를 취함
표본= 모식
최초의 신성한 모식 =완모식
최초의 모식이 소실되었을 때 다른 표본으로 대체할 수 없다. -> 이 종을 물리적으로 대표할 새로운 표본 =신모식
100p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데이비드가 물고기를 더 많이 수집할수록 우주가 더 난폭하게 반격하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그가 혼돈과 전쟁을 치르는 동안 우주가 빼앗아간 것은 그의 아내 수전과 아기 소라 뿐이 아니었다. ..... 오히려 혼돈이 공격해올 떄면 더욱 더 강한 힘으로 반격하는 그 특유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는 고기를 잡는 더 공격적인 기법을 발명하기 시작했다. (다이너마이트, 독)
106p
미지의 생물에게 자신의 깃발을 꽂기 위해 그는 주석 이름표에 그 성스러운 이름을 펀치로 새기고, 그 이름표를 유리단지 속 표본 곁에 담그고 뚜껑을 닫았다. 우주의 또 한 귀퉁이가 포획된 것이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마치 전리품처럼 높이, 더 높이 쌓아가며 전시했다. 그가 질서 속으로 끌어다놓은 혼돈의 양이 거의 건물 두 층 높이로 올라갈 때까지.
[6. 박살]
111p
당신 삶의 30년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무엇이든 당신이 매일 하는 일, 무엇이든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일, 그것이 아무 의미 없다고 암시하는 모든 신호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중요한 것이기를 희망하면서 당신이 매일같이 의지롤 모아 시도하는 모든 일들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 일에서 당신이 이뤄낸 모든 진척이 당신의 발치에서 뭉개지고 내장이 튀어나온 채 널브러져 있는 걸 발견했따고 상상해보라.
...그 모든 표본의 신성한 이름표들은 모두 연구실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그 47초 사이에 창세기가 뒤집혔다. 그가 꼼곰하게 이름을 지어줬던 물고기들이 다시금 형체 없는 미지의 존재들로 돌아갔다.
[7. 파괴되지 않는 것]
128p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어떤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데이비드의 강의 요강에 있는 내용)
나는 경악했다. 이거였다. 내 아버지가 즐겨 쓰는 바로 그 비법. 오늘날까지도 아버지 책상 위 액자 속에 담겨 있는 바로 그 단어들. ... 결국 그에게도 내게 알려줄 새로운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늘 들어왔떤 말을 또다시 상기시키는 것밖에는
장엄함은 존재해. 네가 그걸 보지 못한다면 부끄러운줄 알아.
130p
나의 친구의 답변
그 사람은 계속 나아갈 의지를 어디서 다시 찾았을까 하는 그 질문. 계쏙 가고 싶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계쏙 가게 만드는, 모든 사람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그것을 카프카는 '파괴되지 않는 것'이라고 불렀어.
132p
데이비드의 에세이에서 발췌
"사람은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불에 타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그 지진과 화재가 준 교훈이다. 그가 지은 집은 무너지기 쉬운 카드로 지은 집이지만, 그는 집 밖에 서 있고 다시 집을 지을 수 있다. 위대한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그보다 더 경의로운 일은 도시가 되는 것이다. 도시란 사람들로 이루어지며, 사람은 영원히 자신이 창조한 것들보다 높이 올라가야 한다. 사람의 내면에 있는 것은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보다 더 위대하다.
[8. 기만에 대하여]
151p
조던의 재능 중 특히 양날을 지닌 재능은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고, 그런 다음 무한해 보이는 에너지로 목표를 추구하는 능력이다. 그는 자신의 관용과 관대함을 자랑스러워 했다. 하지만 조던은 파리 한마리를 잡는데 대표알을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9. 세상에서 가장 쓴 것] 제인 스텐포드의 죽음의 의문
[10. 진정한 공포의 공간]
우생학
빈곤과 타락이 유전될 수 있음 -> 박멸을 해야함 -> 생식기를 잘라..
[11. 사다리] 사건, 개념= 유리단지, 물고기
201p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죽는 날까지 열광적인 우생학자로 남았다. 마지막 순간의 깨달음이나 회한을 보여주는 증거는 전혀 없다. 자기 노력의 결과로 칼질을 당하고 흉터와 수치만 남은 수천명에 대해서도,..
오싹했다. 그 잔인성과 무자비함이. 그 추락의 무지막지한 깊이와 그 파괴적 광란의 크기가. 토할 것 같았다. 내가 모델로 삼으려 했던 자는 결국 이런 악당이었던 것이다.
202p
나는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가 경로를 이탈한 지점을, 그의 방향타를 슬쩍 밀어 그가 그토록 파멸적으로 경로를 벗어나게 만든 사건 혹은 개념을 찾기 시작했다.... 차곡차곡 쌓인 만남들을 유리단지 하나하나, 물고기 하나하나 내려서 살펴보았다.
-> 루이아가시가 젊은 데이비드의 정신에 관념에 씨앗 하나를 심어놓은 순간(자연속에 사다리가 내재해 있다는 믿음. 자연의 사다리. 박테리아에서 시작해 인간에까지 이르는, 객관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하는 신성한 계층구조)
; 꽃을 수집하던 그의 부끄러운 습관 -> 가장 높은 수준의 선교 활동(폭발적인 목적의식)
그는 지느러미나 두개골의 형태 속에 도덕적 안내도가 담겨 있다는 믿음을 품고서, 나침반처럼 자연을 읽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충분히 꼼꼼하게 살펴보면 누구를 모방해야 할지, 누구를 비난해야 할지 알아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한 마디로 깨달음으로, 평화로, 그 무엇이든 사다리의 꼭대기에 놓여 있을 열매를 향해 나아가는 진실한 경로를 알게 될 거라고.
-> 그리고 인류가 쇠퇴해가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 인류를 구명해야한다는 소명을 느낌 : 방법은 '불임화'에 있음
207p
그것은 지독히도 방향 감각을 앗아가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혼돈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써왔던 바로 그 세계관이었을 것이다. 아무런 목적도 의미도 없이, 개미들과 별들과 함께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떨어져 내리는 느낌. 소용돌이치는 혼돈의 내부에서 바라본 차마 마주 볼 수 없을 만큼 눈부시고 가차 없고 뚜렷한 진실. 너는 중요하지 않아라는 진실을 흘낏 엿본 바로 그 느낌일 것이다.
그 사다리가 데이비드에게 준 것은 바로 이것이다. 하나의 해독제. 하나의 거점. 중요성이라는 사랑스럽고 따스한 느낌.
[12. 민들레] 우생학의 피해자/수용소/애나와 메리
221p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내언니를 보았다면, 아마 언니도 부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는 현금출납기 앞에서 허둥대는 사람이니까. 또한 그는 나 역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을것이다. 나의 슬픔은 그에게 불쾌감을 주었을 것이고, 도덕적 실패의 표시로 여겨졌을 테니까. 숨에서 유황을 내뿜는 인생의 낭비자.
나는 그에게 통쾌하게 반박해줄 말이 있었으면 싶었다. 현란하게, 당신이 틀렸다고 말해줄 방법이. 우리는 중요하다고, 우리는 사실 아주 중요하다고 말해줄 방법. 그러나 주먹이 올라가는 느껴지자마자. 내 뇌가 주먹을 다시 잡아당겼다. 왜냐하면 당연히, 우리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우주의 냉엄한 진실이다. 우리는 작은 티끌들, 깜빡거리듯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우루지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226p
천천히 그것이 초점 속으로 들어왔다. 서로서로 가라앉지 않도록 띄워주는 이 사람들의 작은 그물망이, 이 모든 작은 주고받음이 밖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그물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그들에게 그것은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라는 이 행성에 단단히 붙잡아두는 힘 자체일수도 있다.
메리는 애나가 없었다면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잇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 이런 것. 이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죽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 그게 아무 가치가 없다고? 바로 그때 그 ㄷ깨달음이 내 머리를 때렸다. 그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깨달음. 애나가 중요하다느,ㄴ 메리가 중요하다는 말 혹은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중요하다는 말.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잇다.
[13. 데우스 엑스 마키나]
분기학자들은 공통의 진화적 참신함을 찾는 일에 초점을 맞 출 것을 상기시킨다. 한순간이라도 비늘이라는 외피에 시선을 다 빼앗기지만 않는다면, 더 많은 걸 밝혀주는 다른 유사점들을 알아 차리기 시작할 거라고. 예를 들어 페어와 소는 둘 다 호흡을 하게 해주는 폐와 유사한 기관이 있지만 연어에게는 없다. 페어와 소는 둘 다 후두개(기관을 덮는 작은 덮개 모양의 피부)가 있다. 연어는?
유감스럽게도 후두개가 없다. 그리고 페어의 심장은 연어의 심장 보다는 소의 심장과 구조가 더 비슷하다. 이런 설명들이 계속 이어 지며, 마침내 페어는 연어보다는 소와 더 가깝다는 결론으로 학생 들을 이끌어간다.
242p
저 하늘 높이 나는 새들은? 그 새들도 물에 빠뜨려라.
소들은? 물론 소들도 들어간다.
당신의 엄마는? 당연히 어류다.
어떤가. 그럴듯한가? 그렇지 않다면, 과학적으로 좀 더 논리적 인 일은 어류란 내내 우리의 망상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다.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류"라는 범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비드에게 너무나도 소중했던 그 생물의 범주, 그가 역경의 시 간이 닥쳐올 때마다 의지했던 범주, 그가 명료히 보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 범주는 결코,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244p
물고기들이 죽어가는 걸 보는 일, 아니 사실 내가 미숙하고 젊은 대학원생 시절부터 강의실에서, 세미나실에서, 연구실에서, 과학 학회에서, 조용한 복도에서 계속 반복해서 해왔듯이 물고기들이 살해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내게 각별히 고통스러웠다. 어 류의 죽음을 뒷받침하는 과학이 옳다는 걸 이해는 하지만, 그래 도 그건 언제나 얼마간 아픔을 안겼다. (••) 잔인할 정도로 깔끔한
•분기학의 논리를 따라갈 때면, 나는 종종 어떤 식으로든 속임수 에 넘어간 느낌, 누군가의 능란한 술책에 농락당하고 있는 느낌 이 들었다. 이건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게
248p
물고기를 포기하면 무슨일이 일어날까?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가지는 알 수 있었 다, 물고기의 반대편에 다른 원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물고기를 놓아주는 일은 그 결과로 또 다른 어떤 실존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들의 경우에 꼭 그랬던 것처럼.
어떤 사람들에게 별들을 포기하는 것은 무시무시한 일이었 다. 그건 그들이 너무 작고, 너무 무의미하고, 너무 통제 불능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들은 그것을 믿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그들 은 메신저를 공격했다. 코페르니쿠스가 별들을 포기했을 때 그는 이단이라는 저주 어린 판결을 받았다. 조르다노 브루노가 별들을 포기했을 때 사람들은 그를 화형대에 묶어 불에 태웠다. 갈릴레오 가별들을 포기했을 때 그는 가택연금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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