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별 헤는 밤 소개
- 갈래: 자유시, 서정시
- 성격: 반성적, 고백적, 상징적
- 주제: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추억과 자아 성찰
- 표현상의 특징
현재> 과거>현재> 미래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상징적 시어와 감정 이입의 기법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냄
윤동주 시인 소개
- 1917년 12월 30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난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
- 대표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한국 현대시의 걸작
- 윤동주는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 됨
- 윤동주 「서시」는 많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생애와 교육
- 1935년 평양 숭실중학교로 전학했으나, 신사참배 문제로 다시 광명학원 중학부 졸업
-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
- 1942년 일본 릿쿄대학 영문과에 입학했다가 도시샤대학 영문과로 전학했습니다
문학 활동
- 15세 때 「삶과 죽음」과 「초한대」를 작시
- 1941년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려 했으나 실패
- 윤동주의 대표작 : 「서시」,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등
시적 특징
- 일제 말기의 암흑기를 살아간 역사 감각을 지닌 독특한 자아성찰의 시세계를 보여줌
- 개인적 체험을 역사적 국면의 경험으로 확장함
- 한 시대의 삶과 의식을 노래함
비극적 최후
- 1943년 7월, 항일운동 혐의로 일경에 검거되어 2년형을 선고
- 1945년 2월 16일, 광복을 앞두고 28세의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생을 마감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2294
윤동주 「별 헤는 밤」 낭독
https://youtube.com/shorts/2HpWl6quXvo?si=yP-pWi56NHLnSTjO
감상
별 헤는 밤을 보고 있으면
윤동주가 바라보고 있는 하늘을 같이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별을 보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별을 보며 아름다운 말 한마디를 불러 보는 마음에
내 마음까지 따뜻해지고 나도 왠지 엄마가 보고 싶은 밤이다.
일제 강점기에 쓰인 시지만 아직까지 아름다운 것으로 보아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풀이 무성할 것이라는 윤동주는
우리 마음속에 계속 살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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